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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잎들의 색이 점점 진해질 즈음 네모난 교실, 선생님의 분필소리는 끊이질않고 필기하는 아이들의 뒤통수들과 하얀 교복 옷깃들이 바람에 움직이는 모습을보다가 창밖에 아파트위로보이는 구름들을 보는 00이의 옆모습을 슬쩍 본 성규는 00의 교과서를 툭툭 쳤다. 졸린지 나른해보이는 눈을 쳐다보다 성규는 연필을 들어 00의 책상에 무언가를 적다 선생님눈치를 한번 보았다. '수업 안 듣고 뭐해' 잘 알아 볼 수 없는지 00은 한번 성규를 슥 보고 다시 읽었다. 곧이어 성규의 책상위로 움직이는 샤프끝을 응시하던 성규가 소리없이 웃었다. '웃겨..너도 안듣고있었으면서' 수업이 끝나고 둘의 책상엔 까만 글자로 가득했다. 쉬는시간 엎드려서 잠을자던 성규가 종소리에 눈을뜨고 엎드려서 본 00의 책상은 말끔했고 교과서위와 책상바닥에 지우개가루가 떨어져 있었다. 끝이 뭉뚝하게 동글동글한 지우개.. 성규등을 두드리는 손길이 느껴지고 앞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성규의 카라를 조금 덮는 뒷머리를 스치는 손. 너는 뭐가 그리 다정한지. "너 엄청 잘자더라, 그래서 이거 못지웠어" 하며 지우개를 쥔 손이 글자 모퉁이를 뿌옇게 지우다 성규가 손목을 잡는바람에 번진 모양을 만들었다. "지우지마." "왜 낙서잖아" "....낙서 아니야" 뭐야ㅡ. 하고 슬쩍웃으며 손을 비틀어 뺀 00이 책을 편다. 성규의 손이 손목을 쥔 모양그대로 책상위 글자들위로 내려앉았다. 그냥 잡아보고 싶었어. 성규는 00의 책상을 살짝두드린다. 똑똑 그리곤 모른척. 그러기를 몇번. 쳐다보는 00의 시선에 말없이 바라보다가 연필을 쥔 성규의 손이 00의 책상에 괜히 점만 꾹꾹 누르며 망설인다. 못다한 말이 있는 연필이 데구르르 굴러 갔다. "00아." 칠판을보던 눈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왜그래 자꾸 하고 물어오는 너의 입술에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냥,부르면 대답해줄거 같아서." "성규야" "응?" "나도 그냥" 하고 칠판이나 보셔 라며 필기를한다. 칠판을 볼수가 없었다. 선생님이 나가시고 교실이 시끄러워 질때 까지. 엎드린 00의 머리카락이 책상 위로 흩어지고. 니가 좋다.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가만히 있는거야. 듣고 싶은 말이 있지만 가만히 있는거야. |
정말 조각글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