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은 고민한다. 사실 박찬열의 고민은 크게 대수로워 할 거 없다. 보나마나 도경수 때문일테니.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도경수한테 정기 빨릴 생각에 기뻐했지만, 알면 알수록 도경수란 놈은 생긴 거랑 다르게 스킨쉽의 스 자도 모를 정도로 심각한 순딩이었던 것이다. 매사 능글맞은 찬열이 도경수의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가 어떻게든 진도를 빼보려하면, 막상 도경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본다는 것이다. 이 씹양아치에게도 양심은 있었는지 도경수의 초롱한 두 눈을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죄악감에 시달린다고 나에게 하소연했다.
"아, 진짜 어떻게하냐."
"뭐 새꺄.""박찬열은 조루가 아니라 지룬데 시발, 도경수만 보면 조온나 발정난 새끼같아."
박찬열이 곰인형을 끌어안고 다리로 감쌌다. 그리고 곰인형을 품에서 떼어내 단추로 만들어진 눈을 맞추며 경수야 너만 보면 존나 미칠 것 같아! 하고 중얼거렸다. 아니 저 미친 놈이 뭐하는거야. 혀를 끌끌 차면서 박찬열에게 그럼 빠구리 뜨던가, 라고 무심하게 말했다.
"아, 안돼"
"왜.""도경수 운단 말이야. 우리 경수 우는 거도 좋지만 나 싫어하면 어떡하냐."
미친 놈!
지금 딱 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나,나, 나 도경수랑 이틀 전? 그 때 키스했음."
"혀 넣고?"
"어."
도경수한테 절대 손 못대겠다고 호들갑 떨던 놈이 한 달만에 키스란다. 요즘 시대에 따르면 빠른 것도 아니라지만, 무튼 그랬다. 박찬열은 개의치 않은 듯 계속 곰인형의 털을 쓰다듬었다. 입 안도 작았어. 도경수 자체가 좀 작잖냐. 말이 끝나자 으흐흐, 하고 곰인형의 머리에 얼굴을 묻고 마구 부비대었다. 도경수 존나 좋아, 개좋아. 심지어 발까지 버둥거렸다.
"도경수도 나만큼 좋아하겠지.""그래, 그래."
적어도 너처럼 이상한 소리는 지껄이지 않을 만큼 좋아하겠지. 긴 말은 속으로 생략시키고 짧게 대답했다. 내 말에 찬열은 만족한 듯 했다. 그러고 나서 인형과 함께 뒤로 벌러덩 드러누우면서 아아! 빨리 도경수랑 진도 빼고 싶다, 라고 말했다. 어련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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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모티라서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네;;
부족한글이지만 우리 자주 만나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