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열. |
추천 BGM. 박기영 - Long Long Ago
「밤이 깊었습니다, 마마.」 「…제 아무리 천한 것일지라도, 다 저들만의 짝이 있는 법인데, 어찌 하늘은 저에게만 이리 무심하실까요.」 「말을 낮추십시오, 마마….」 「이 외로움이 한이 되어, 제가 죽게된다면.」 「… ….」 「이 하늘 아래 누가 저를 기억해줄까요…?」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 마마. 마마 역시 짝을 찾으실수, 아니 이미 그 짝을 만나셨을수도 있으십니다.」 「정말…. 그럴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짝이 그대가 되었으면 하는것이 제 바램이옵니다… …. 마지막 말은 차마 내뱉어지지 못한 채로 성열의 마음 속에서 흩어졌다.이미 후궁으로서 임금을 남편으로 맞이한 바, 다른 이를 마음에 품어서도, 받아들여서도 안됨을 잘 알고 있었으나 우현만 떠올리면 그것이 힘들었다. 13살, 많다면 많고 어리다면 어릴 나이에 남색을 즐긴다던 임금의 눈에 성열은 어느 이름난 집안의 규슈들보다 더 아리땁고 고운 꽃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꽃이 영원히 아름답게 피어 있을수는 없는 법. 아름다웠던 만큼 성열은 빨리 지게되었다. 다른 잡초들에 의해 생명력을 잃어갔고 궁에서의 입지도 갈수록 좁아졌다. 우현은 그런 성열을 옆에서 계속 지켜봐 왔었고, 옆을 지켜왔었다. 그리고 자신이 성열을 잘 잡아주지 않는다면 둘의 목숨은 실 한가닥에 매달려있는 칼만큼, 위태로웠다는것 역시 잘 알았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마마.」 「어찌 저에게 그리도 매몰차게 대하신단 말입니까. 한번쯤은, 한번쯤은 저를 모른체 보듬어주실수 있으신거 아닙니까…? 그대를 궁으로 끌어들인, 제 잘못이란말입니까? 그때부터…,」 「마마. 정신 차리십시오. 지금 마마께서는 정이라는 것을 처음 느끼고는 사랑이라 혼돈하고 계신겁니다.」 「아니요.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그것이 걱정되옵니다. 그대도, 그대도 제가 우스우십니까? 이렇게, 여자가 가질수 있는 신분인 후궁으로 궁궐에 들어와 자신을 치장하는것에 정신을 쏟으며 임금님께 몸을 내드리고있는 제가. 우스우시나요…?」 「마마…. 저는 단 한번도 마마를 그렇게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다만…. 저는 마마를 지켜드려야 하고, 마마께서는 저를 믿어주시는 것 밖에는 저희, 아니 마마와 저 사이에 더 이루어질 관계는 없습니다.」 「… ….」 「부디, 저의 본분을 망각하게 하지 마시옵소서….」
성열아…. 7년 전의 그때의 남우현과 이성열로 돌아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열아…. 성열아…. 언제쯤 너를 다시 다정히 부를수 있을 날이 올까…. 어쩌면, 죽기 전까지 다시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마음속으로만 수도없이 되뇌여본다. 너의 뒤에서 아련하게 흩어지는 한마디를 입밖으로 꺼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아픔들을 감당해야 할까. 신분, 사회, 동성. 이 세 단어가 우리 사이를 꽉 메운체 멀어지려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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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 울지 마시옵소서, 마마…. 저는, 저는 괜찮습니다.」 「제발…, 그런말 하지 마. 진짜 마지막같단말이야….」 「쉿, 누가 들을수도 있습니다. 말을 조심하세요….」
순식간이었다. 성열이 쥐고있던 칼을 가져가 자신의 배에 꽂아넣은것은. 어떻게 손쓸 틈도없이 우현은 앞으로 고꾸라졌고, 너무 놀라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는 성열에게,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었다.
「… …아, 아. 안되, 아….」 「울지말아라…, 착하지? 내가, 너에게 해줄수 있는게 이것밖엔, 더 없었다. 이제야, 편하게 부를수 있구나…. 성열아…. 성열아….」 「으으…, 우현, 남우현, 안되, 제발, 죽지마,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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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고 할거없길래 휘갈겨서 들고옴미당.
딱히 달만한 코멩이가 없네요.. 그럼 안녕히 ㅂ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