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고 싶은 당신에게
written by. 모시
"오늘도 잘 있었어?"
강가에 놓여진 커다란 바위에 앉아 잔잔하게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물었다. 하도 앉아서 매끈해질 정도로 무뎌진 바위를 한번 쓰다듬었다.
그리곤 늘 하듯이 오늘 하루의 일과를 말했다. 늦잠을 자서 버스를 놓칠 뻔 했다,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가격에 비해 맛있었다..
한참을 얘기하다 보니 강 너머 갈대 숲 사이로 해가 빨갛게 지고 있었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눈이 지끈거렸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차마 강을 바라볼 수 없어 고개를 푹 숙이고 애꿎은 자갈들만 발로 뒤적였다.
오늘은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야, 기억해? 이미 오래전 추억이지만 잊지 않고 있어. 당신은... 형은 어때?
그때 낙엽이 지는 공원길에서 만났었어. 형은 벤치에 혼자 앉아서 울고 있던 나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물어봤었지.
"그림, 그려드려도 돼요?"
한참을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을텐데 너무 화가나서 고개를 들었어. 나는 형에게 마구 소리쳤지. 그때 사람들이 얼마 없어서 다행이었어.
형은 가만히 듣고 있었지. 결국 내가 힘에 부쳐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형은 살짝 웃으면서 내 앞에 이젤을 가져다 놓고 그림을 그렸어.
난 굉장히 지친 상태였기 때문에 벤치에 축 늘어져서 앉아있었고. 들리는 소리라곤 바람이 낙엽을 스쳐가는 소리, 이젤위를 돌아다니던 연필소리 뿐이었어.
이상하게 점점 안정이 됐어. 가만히 눈을 감고 소리를 듣고 있자니 형이 무릎위에 놓여진 내 손등을 톡톡 두드렸지.
살짝 눈을 떠보니 자리를 정리한 형이 그림을 손에 들고 서있었어. 그 때 형의 뒤로 낙엽들이 잔뜩 바람에 흩날려 엄청 멋있었어.
형은 여전히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나에게 그림을 넘겼지. 흐드러지는 낙엽나무 사이에 앉아있는 내가 투박한 연필선으로 담겨있었지.
그냥, 아직도 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그림을 끌어안고 펑펑 울었어.
금새 눈가가 화끈거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봤다. 꼴사납게 매일 이 자리에 오는데도 눈물이 난다.
이렇게 하늘을 올려다 보면 거기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건지, 가르쳐주길 바랬다.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을 알았다면 이어진 손을 언제까지나 떼어 놓지 않고 있었을텐데.
여기에 있다고, 그렇게 솔직하게 울었다면 지금도 당신은 변하지 않은채 내 곁에서 웃고 있을까.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느끼며 오늘따라 더 간절한 그 말을 내뱉었다.
"있잖아, 만나고 싶어."
매일같이 하는 말, 매일같이 생각나던 말, 몇번을 말해도 채워지지 않는 말.
언제 어느 때가 되어도 쭉, 당신만을 생각할 것을...
지금 만나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많이 있어요.
운명을 바꿀 수 없어도 전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돌아가고 싶어요. 그 날 그때로. 이루어진다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어쩌지도 못해, 전부 꿈이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 마음은 아직 울고 있어요.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 쭉.
- 지금 만나고 싶어서_MISIA
+내가 썼는데 참 오글거리네요. 웩.
+호수라곤 썼지만 직접적인 이름은 나오질 않아서 각자 커플링에 대입해도 될것만같은..
+역시 전 손고자였습니다. 노래를 망쳤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