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엄마랑 싸웠어
전화 안 받으면 전화 받을 때까지 20통 전화하는 엄마가 너무 이상해서(나 24살임) ㅋㅋ
심지어 거의 매일 연락하는 사이였고 이번엔 본가 내려갔다가 늦은 시간 기차 타고 자취방 와서 걱정된다고 해서 벌어진 일인데 이것까진 ㅇㅋ
집 도착할 때까지 걱정할까봐 계속 카톡 보냈는데 내가 걱정돼서 새벽까지 안 자고 있었대 부모님 둘다
그리고 집 잘 도착했다고 카톡했는데 갑자기 전화 와서 나한테 왜 늦은 시간에 다니냐고 화내서 아 알써 근데 나 화장실 급해서 끊고 씻었는데 부재중 전화 20통 와있었어
너무 당황스러워서 왜 이랬냐고 물으니 걱정돼서래
집 잘 도착했다고 연락했고 짧게 통화까지 햿는데 뭐가 걱정되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내가 싸가지가 없고 부모를 무시한대
그 뒤로 냉전이다가 이틀만에 어버이날이라 다시 연락했는데 나한테 싸가지없는 것 인성이 글러먹었다 예전부터 부모를 무시한다 어버이날 선물 하나 줘본 적 없다(매년 선물 챙김;) 이런 말로 나한테 화내다가 내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하나하나 반박하니 그 뒤로 엄마는 엉엉 울어
그래서 나도 정말 더이상 못참겠어서
대학교 1학년 때 새내기들끼리 술자리 가지는 도중에 엄마가 전화받을 때까지 몇십통 전화해서 동기들 내 눈치 보고 분위기 싸해진 거(한두번 아님 이건 4학년 된 지금까지 이래)
나 대학교 서울로 올라오고 매일 전화해서 내가 없으니 숨이 턱 막힌다 연락 좀 자주 해라(이틀에 한번씩 이미 전화하던 상태) 좀 다정하게 해라 돈 아껴써라는 말들로 부담 주고 힘들게 한 거
정말 힘들게 4.5 받았는데 칭찬보다는 식비 아껴써라는 말부터 들은 거
용돈이 부족해서 20만원 주는 알바 시작했는데 기다렸단 듯 용돈 그만큼 줄이겠다고 한 거, 그러면서 돈 못 모으니까 낭비벽이 심하다고 눈치준 거(전에 한달에 50만원 받음…ㅋㅋㅋ 교통비 통신비 다 내고 기숙사라 식비까지 불가능)
어릴 때 수학여행 간다고 친구들이랑 옷사러 가고 싶어서 용돈 부탁했는데 수학여행 간다고 무슨 옷을 사냐며 꾸중 듣고 나 혼자서 친구들 옷 사는 거 구경만 해야 했던 거
어릴 때부터 내 앞에서 돈 없다 죽는 소리 하고 내가 작은 부탁만 해도 돈으로 눈치 주고 돈 잡아먹는 귀신이라고 욕하고 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 생각조차 안 해보고 안 좋아해도 돈 많아 버는 일만 꿈꿔 왔던 거
생일에 팔을 다쳐서 깁스했는데 걱정은 커녕 병원비 나갈 일 만들었다고 화내던 거
내 생일에 난 먹지도 못하는 고구마 케이크 형식 차리기 용으로 사와서 속상해서 방에 들어가서 혼자 공부하는데 엄마아빠 둘이 웃으면서 케이크 먹는 소리 들었던 거
살면서 한번도 사고친 적도 없고 공부만 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고 대학 들어와서도 돈 많이 주는 직장 가려고 미친듯이 공부하고 대외활동만 해서 술자리도 많이 안 나가고 노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어쩌다가 11시정도에 집에 들어간다도 할 때는 미친듯이 불안해하면서 계속 전화하길 바라는 거(고딩때 새벽 1시에 독서실은 잘만 다녔는데)
내가 위에 써놓은 불만을 진지하게 말하거나 대화를 시도해보면 본인 스스로 불쌍하다 정말 희생하면서 키웠는데 어쩌다 딸이라는 게 이러냐 정말 살고싶지 않다 허무하다 모욕적이다 등등으로 대화를 끝내버리고 날 죄인으로 만드는 거
이거 외에도 살면서 엄마한테 상처받고 트라우마로 남았던 것들 엉엉 울면서 말했는데 본인 서러운 거 말할 땐 엉엉 울던 엄만 갑자기 울음을 딱 그치더니 자기는 하나도 후회 안하고 반성도 안한대 그게 엄마 마음이고 어쩔 수 없는 거래. 상처 받았어도 이렇게 좋은 대학 나왔고 돈 많이 버는 직장 선택한 건 내 선택 아니냬.
이 말 듣고 아 정말 이제는 끝이겠다 말이 안 통하겠다 생각 들었어 그래도 딸이 진심으로 상처받았다고 한때는 힘들어서 매일 죽고 싶었다고 말했을 정도면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볼 법도 한데 그냥 다 내 잘못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연 끊으려고 그만하자고 이제 엄마랑 연락도 안 할거고 없는 사이처럼 살자고 했어
난 그래도 엄마를 사랑했는데 엄마는 본인이 제일 불쌍하고 사랑스러운 것 같아
정말 힘들다 정말로 살고싶지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