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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導儺愛夢(도라애몽) - 下 (完)
w. 로망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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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체인지 - 로맨틱 코미디










"빨리, 빨리 와! 우리 저것도 타자. 응?"



말은 똑바로 해야지. 빌어먹을 악마. '우리'라니? 타는 건 제가 아니라 오로지 나뿐이었는데. 어딜 봐서 이게 '우리'라는 건지. 대체 내가 하는 짓이 어떻게 그의 소원을 이루는 방법이 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시키는 대로 했다. 그건 유치원 때부터 이어진 내 주특기였으니까. 토 달지 않고 그저 남이 시키는 대로 잘 따르는 것.




그는 절대 나를 혼자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랬기에 좀체 생각이라는 걸 할 틈이 없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머리를 굴려보려 했으나 시도 때도 없이 내 주위를 빙빙 돌며 정신 산만하게 구는 그와 영혼을 앗아갈 듯 정신없이 벌어지는 퍼레이드, 수많은 인파-, 그 틈에서 나는 내 몸 하나 가누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나, 나 화장실. 토할 것 같아, 진짜."





처음엔 롤러코스터의 그 짜릿함-, 이라 쓰고 엿 같음에 놀라 얼떨결에 말을 놓아버렸으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게 더 편해 나도 반말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그도 처음부터 다짜고짜 내게 반말을 했으니, 딱히 눈치 보일 건 없다. 




내게 빨리 다녀와야 한다며 신신당부한 그는 젤리 가게를 구경하고 있겠다며 돌아섰다. 화장실 앞까지 따라오려는 것을 겨우내 막아낸 터였다. 숨을 고르고 거울을 바라보자 분명 오늘 아침 기숙사를 나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웬 광대 하나가 놓여있었다. 흡사 귀신의 집 아르바이트생이라도 될 법한 그런 비주얼. 깜짝 놀라며 재빠르게 수정화장을 마치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게서 벗어났으니 이제 생각이란 걸 해보려 했다. 과제 제출도 변함없었고, 교수님의 반응 또한 현실을 능가하는 직설적인 화법이었으니 이게 꿈일 리는 없다. 그러니, 이젠 정말 현실이라는 말이다. 그런 일을 겪은 지도 일주일이 흐른 터였고.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가 제대로 대답을 해줄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가 악마가 되었다는 건, 어쨌거나 그도 죽은 사람이란 얘기니까. 대체 왜 그가 죽었는지도 궁금했고, 또 대체 무슨 소원이기에 그가 이렇게도 간절히 이루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알고 싶었다.




거기까지 생각을 끝마치곤 왠지 모를 스산함에 고개를 돌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여전히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채로 한쪽 턱을 괴고선 골똘히 생각에 잠겼던 날 관찰하고 있었나 보다. 냅다 빽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으나 다행히 이성이라는 게 내 충동적인 행동을 단단히 붙들어 맸다. 그는 지금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았으니까.




겨우내 놀란 속을 진정시키곤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그런 내 장군감 다운 걸음걸이가 예사롭지 않다 생각했는지 자꾸만 내 눈치를 보며 말을 거는 그 남자였다.




"왜, 화났어? 아니 나는, 하도 소식이 없길래 혹시나 큰일이라도 나면 어쩌지 싶어서. 두 번은 못 살리니까."
"…."
"…말 안 할 거야?"




딱히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여자 화장실에 무턱대고 들어온 그의 행동에 조금 놀란 것뿐이지. 불쾌한 건 어느 정도 맞긴 했지만, 그렇다고 화가 치밀어오를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아마 여태 그와 함께 지내며 겪은 일들이 너무나 당황스러운 터라 이건 아주 조금에 불과하기에 그런 것이겠지.




다른 것도 아니고, 내가 걱정돼서 들어왔다니 뭐. 정말 들어와선 잠자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으니까. 그에게 괜찮다고 말하곤 다음부턴 행동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물론 나도 이렇게 자세한 언질 없이 오래 자리를 비우지 않겠다고 얘기했고. 그도 내 말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웃어 보였다.





"우리 그럼 롤러코스터 한 번 더 탈 수 있는 거지?"





그래. 내가 이 남자에게 뭘 더 바랄까. 불과 몇 분 전에 있었던 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해사한 미소를 짓고선 놀이기구를 타러 가자 보채는 이 남자에게. 마지못해 웃은 나는 그저 그가 둥둥 떠다니는 대로 그의 뒤를 쫓을 뿐이었다.











-





"뭐어? 한강 공원에서 치맥?"
"응! 돗자리 깔고, 맥주는 절대 미지근해선 안 되고 치킨은 진짜 바삭해야 해!"





그러니까-,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냐 하면, 김태형이 지난번 내게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고 했듯이 이번엔 한강 공원에서 치맥을 먹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환생을 해야 했고,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 둘 사이의 계약이 끊길 리가 없으니 나는 좋든 싫든 그의 요구에 응해야 하는 터였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장기 적출해서 통장에 입금하기, 두바이 빌딩 안전장치 없이 맨손으로 오르기 따위의 것이 아닌 적어도 무난히 할 수 있는, 현실 가능성이 다분한 일들이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이거였다. 그 모든 걸 혼자 해야 한다는 것. 





솔직히 놀이공원이야 수많은 인파 속에 가려진 터라 놀이기구를 타기 직전 아르바이트생과 눈을 마주치지만 않으면 괜찮았다. 혼자 온 걸 티 내고 싶지 않아 저 먼 허공에 대고 '나 이것만 타고 빨리 갈게!' 따위의 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러나 한강공원에서 치맥이라니. 동기들과도 여태 못해본 일을 나 혼자 박차고 나가 실행할 날이 올 줄이야 정말 꿈에도 몰랐지.







"준비됐어?"
"하-, 진짜 해야 하는 거야?"
"빨리빨리! 치킨 눅눅해지잖아."





어릴 적 치킨 시켜 먹고 사은품으로 받은 돗자리와 금방 배달받은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캔맥주 4개. 나 마실 거 2개만 사려 했는데 꼭 제 것까지 사야만 한단다. 돈은 누가 내냐 하니 금세 입을 닫은 그였으나 이것 또한 그의 소원일 테니 거스를 수는 없었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공원 속 사람들이 왜 이렇게 눈에 띄는지. 앞뒤로 박수를 쳐가며 산책을 하고 계신 아주머님들과 마스크를 단단히 장전하고선 강아지와 함께 공원을 걷는 아이들까지. 게다가 쓸데없이 돗자리는 왜 이렇게 크고 또 반짝거리는지-, 진짜 미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내 옆에서 그저 신난다는 표정으로 둥둥 떠다니고 있는 김태형을 보니 몇 배로 더. 





"야, 뭐 하는 거야. 짠 해야지 짠!"




전 재산을 다 잃은 사람 마냥 허망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캔맥주를 들이켜려는 날 다급하게 붙잡은 그였다. 짠 이라니. 네 대가리에 짠 소리 나게 한 번 맞아볼래-,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을 겨우내 삼키곤 웃으며 짠-, 이라고 말했다. 물건을 만질 수 없는 그는 손으로 캔을 쥔 척하고선 기분이 좋은지 짠-, 하며 맥주를 들이켜는 시늉을 했다.





"엄마, 저 사람 이상해."
"괜찮아. 그런 거 보는 거 아니야. 가자, 얼른."





그렇게 몇 번 더 김태형과 빌어먹을 짠-, 을 나누던 찰나 옆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기야 저들 눈엔 이상해 보이기도 하겠지. 웬 여자가 공원에 혼자 돗자리 펴고선 허공에 대고 자꾸만 짠, 짠 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된 거 철판을 깔자고 다짐했다. 그가 언제 환생을 하게 될진 몰랐지만, 계속 이렇게 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혼자 움직이다 보면 당연히 주위의 시선이 내게로 모두 꽂힐 게 뻔했다. 그러니 익숙해져야 했다. 앞으로도 쭉 이런 일의 반복일 테니까.





"손 줘 봐."
"왜? 기름 묻었는데."
"상관없으니 손 펼쳐봐. 빨리."





야무지게 배달 앱 광고를 찍는 연예인 마냥 치킨을 먹고 있던 찰나 느닷없이 그가 내게 손을 펼쳐보라 얘기했다. 튀김옷 부스러기와 더불어 찐득한 기름이 가득한 손이라 눈치가 보여 손을 내밀길 꺼렸더니 제 나름의 성질을 내며 자꾸만 재촉하는 그였다. 그에 못 이기는 척 손을 내밀자 내 손바닥을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제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으려 애썼다. 





"뭐 하는 거야?"
"…안 잡히네."
"당연하지. 잡히는 게 비정상 아니야?"





애초에 손이 잡힐 리가 없는데 내 손바닥을 관통하는 제 손가락을 보며 허망한 표정을 짓는 그였다. 대체 뭐가 문제인가 싶어 그를 추궁하려 애썼으나 자꾸만 대답을 회피하는 그에 나도 지친 지 오래였다. 그 자리에서 캔맥주 두 개를 말끔히 비우곤 치킨으로 든든하게 배도 채웠다. 혼자 뒷정리를 하며 내 뒤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을 김태형의 눈치를 보려 애썼다. 





"뭐 봐?"




행복하게 웃고 있는 연인이었다. 서로의 손을 꼭 마주 잡고선 해맑게 웃으며 길을 걷는 두 사람. 내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김태형은 한참이나 묵묵부답으로 그 두 사람의 뒤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가 환생하려는 이유가, 아마도 이런 것 때문은 아닐까. 제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처 좋아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하고 죽어버린 거. 뭐 사연이야 다양하겠지. 어쨌거나 제가 사랑한 그녀, 어쩌면 그 남자까지도. 어쨌거나 상대방에게 제 진심을 전하려 환생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혼자 추측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욱 노력해서 그의 소원을 이뤄줘야 했다. 그런 딱한 사연을 모른 체 지나칠 수는 없었으니까. 더군다나 내가 그의 환생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인물, 그 계약자라면. 하, 남 커플 이뤄주는 건 내 취향 아닌데. 내 앞가림도 못 하는 마당에 애먼 악마의 소원까지 들어주려 애쓴다니-.






"다 치웠으면 가자."




정리를 끝마친 날 발견했는지 그제야 내게로 시선을 돌리며 가자고 재촉하는 그였다. 아까의 그 아련한 표정은 어디 갔는지, 이렇게 소원을 또 하나 이루게 되어 신난다며 빨리 환생하고 싶다고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그에 제발 조용히 하라고 신경질을 냈다. 사람 신경쓰이게 만드는 덴 전문가라니까. 그런 내 핀잔에 또 상처 입은 듯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도 또 물꼬가 트이면 신나게 떠들어대기 마련이었다. 









-





"나 안 해."
"아, 왜-!"
"이번 건 진짜 안 해. 아니,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해."




날이 조금 선선하게 풀린 9월. 다짜고짜 이번 주 제 소원은 번지점프라고 말하는 그에 질색을 하고선 손사래를 쳤다. 번지 점프, 내가 뛰지 네가 뛰냐?





"왜 안된다는 건데, 왜."
"야.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봐. 난 못해, 진짜. 지난주에 동물원 가서 판다 밥 줬지? 지지난 주엔 홍대 가서 대형 솜사탕까지 만들었고 아트박스도 갔어. 또 그 전주엔 찜질방 가고 싶다고 해서 찜질방까지 갔잖아. 이제 뭘 더 바라는 거야. 번지점프라니, 제정신이야?"





자꾸만 어린아이처럼 보채는 그에 나도 화가 날 대로 난 상태였다. 그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명목하에 홀로서기를 한지 어연 3개월. 내 옆에 김태형이 있다는 걸 모르는 동기들에겐 혼모노, 혼자 놀기의 달인 따위의 별명까지 들어가며 매주 그의 소원을 이뤄준 터였다. 그런데 이젠 번지점프라니. 이건 진짜 죽어도 못한다.




"너 사람 괴롭히는 데 취미 있어? 그런 페티쉬 같은 거 있는 거 아니야?"
"아, 무슨 그런 더러운 말을 해!"
"너 페티쉬가 더러워? 취향 존중 안 할래, 진짜?"




또 이어지는 그와의 의미 없는 말싸움. 결과는 뻔할 테다. 그는 또 억울하고 서러운 표정을 지어 보일 테고, 거기에 마음이 약해진 나는 결국 알겠다고 한숨을 내쉬며 그의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말하겠지. 이 죽일 놈의 지옥의 주둥아리가 문제지. 그렇게 떠벌리고 나면 김태형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풀고선 신난다고 방방 뛰어다닐-, 아니, 떠다닐 게 뻔했고.




"나 혼자 미쳤다고 어떻게 번지점프를 해!"
"너 떨어질 때 내가 같이 떨어질게. 그럼 되잖아."
"그거랑은 애초에 다른 문제잖아! 그나저나, 너 그렇게 빨리 뛰어내릴 수 있긴 해? 평소에도 게을러터져선 느릿느릿 기어 다니는 놈이."





내가 뛸 때 자기도 같이 뛰어내리겠다고 말하는 그 뻔뻔함에 무어라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턱하고 막혀버렸다. 그 때문에 애먼 김태형의 머리채를 잡고선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이겠지.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라고 저 혼자 중얼거린 그가 이내 웃으면서 말했다. 어차피 넌 내 소원 들어줄 수밖에 없잖아!-, 맞다. 그 말도 맞는 법이고, 마음이 악독한 것이 이제 보니 정말 악마 맞다. 그리고 넌 좀 나한테 맞자, 진짜.




"어차피 못 때리잖아!"
"나도 그게 한이다! 내가 너 칠 수 있었으면 넌 이미 전치 8주야!"






그렇게 현실 부정하길 4일. 결전의 날이 왔고, 결과는 여전히 뻔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강릉이었다. 정말 혼이 나간 사람 마냥 버스에서 내려 발을 디뎌보니 강릉이었다. 죽을 것 같아-. 




"재밌냐? 웃음이 나와?"
"응! 나 진짜 너무너무 신나. 빨리 타고 싶어!"




며칠 전 친구에게 번지점프를 하러 가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내 친구는 쌍수한 그 두 눈을 커다랗게 뜨며 미쳤어? 네가 웬일로? 라고 말했다. 그런 나와 그 친구의 모습을 지켜보는 김태형의 입은 거의 뭐 귀에 걸려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한없이 배를 부여잡고 웃어대는 그가 얄미워 그를 만질 수만 있다면 수도 없이 후려쳤을 거라고 생각한 터였다.




동기들의 응원을 한몸에 받고 도착한 이곳. 우리 학과 혼모노의 레전드를 경신한다-, 따위의 말을 되풀이하는 동기의 응원 따위는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았다. 내 옆에서 둥둥 떠다니며 해맑게 웃고 있는 김태형 또한,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날 밤 인터넷에서 검색했던 긴장 푸는 법 따위의 정보를 되새기며 번지점프대 위에 올라섰다. 




너무 떨리다 보니 새하얀 백지처럼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내 옆에서 담당자가 내게 뭐라 주의사항을 알려주는지도 들리지 않았다. 김태형의 재잘거림은 물론이고. 그저 내 몸에 한둘씩 채워지는 벨트에 식겁을 하고선 아찔한 밑을 내려다보았다. 나 이렇게 번지점프 하다 죽으면, 두 번째로 죽는 거겠지. 




한번 죽어봐서 그런가 이젠 죽음이 두렵지 않기는 무슨, 동공부터 시작해서 온몸이 지진 난 듯 떨리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담당자가 연신 괜찮으세요? 마음 안정될 때까지 뒤로 뺄게요, 라고 말하는 것조차 머리 꼭대기에서 진동하며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결국 다른 사람에게 차례를 양보하고선 저 끝으로 빠져 자리에 주저앉았다. 




"괜찮아? 상태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덕분에."




불쑥 내 앞으로 치고 들어온 김태형의 얼굴에 깜짝 놀라 비속어가 튀어나올 뻔했다. 아무렇지 않게 허공에 떠 있으면서도 걱정이 되는 듯 나를 딱하게 바라보는 그였다. 그러니까 애초에 이런 소원을 빌질 말던가, 진짜. 그런 눈빛을 보면 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여려지니까 뭐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내가 미안해. 나는 너랑 함께 있으면 행복할 거 같아서, 이렇게 번지점프도 하면 재밌을 거 같아서 그렇게 소원을 빌었던 거야."




대체 내가 뭐라고 그런 말을 하는지. 아직 아까의 여파로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선 인상을 찌푸리니 자꾸만 내 주위를 배회하며 말을 건네는 그였다. 그런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말했다.




"너, 환생하고 싶다 했지."
"."
"난 네가 어떻게 죽었는지, 전생에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몰라. 네가 어떤 애인지도 아직 잘 모르겠고. 그래도 네가 그렇게나 간절히 환생하고 싶다는 건, 아직 못다 이룬 꿈이 있어서 그런 거란 말이잖아."




내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김태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짧은 한숨을 내뱉곤 이내 말을 이어나갔다.




"나 원래 천성이 존나 착한 년이라서 남 불쌍한 표정 꼴 못 지나치거든. 그니까 내가 도와줄게. 네 그 빌어먹을 소원이고 환생이고 뭔지 이젠 안중에도 없는데, 내가 도와줄게. 대신-,"
"대신…?"
"너 환생하면 진짜 나한테 잘해라. 여자친구 생겼다고 쌩 가버리지 말고 한 주에 한 번 꼬박꼬박 밥 사. 그때부턴 내가 소원 빌 테니까."




감동했다는 표정으로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나를 바라보는 김태형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눈을 피했다. 그런 반응을 원해서 이런 말을 한 건 아니었는데. 담당자는 김태형에게 건넨 내 말이 심신을 안정시키고자 내뱉은 혼잣말인 줄 알았는지 나를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내 대기 손님이 없는 걸 확인하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담당자에게 말했다. 저, 뛸게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씨바아아아아아아아악-!"





사람이 너무 놀라면 말문이 막혀 목소리조차 나오질 않는다고 하던데, 다행히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지 나는 떨어지는 와중에도 미친 듯이 괴성을 질러대며 비속어를 내뱉었다. 그 정신 없는 상황 속에서도 두 눈을 질끈 감다가 문득 떠오르는 김태형에 주변을 살폈다. 빨리 뛰어내릴 수 있다더니, 어림도 없는 소리. 





"곧바로 뒤따라 온다며! 너 구라친 거였어?"
"그렇게 빠른지 몰랐지 나는!"
"그럼 그 높이에서 떨어지는데 당연히 빠를 수밖에 없지! 내가 깃털이냐? 천천히 흘러내리게? 너 과학 시간에 잤지, 응?"




행여나 사람들이 볼까 봐 저 편의점 뒤편으로 가 잔뜩 씩씩대며 김태형에게 화를 냈다. 정말로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게 그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고 해명하는 그의 말을 믿어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하기야 김태형은 사고가 난다 해도 이미 죽은 몸이니까 죽을 수도 없고. 진짜 몰랐던 게 맞긴 맞는 거 같은데. 어쨌거나 잔뜩 허세를 부리며 뛰어내리겠다고 한 사람은 나였으니 어딜 가서 누굴 탓할 수도 없고. 




"그래도 고마워. 네가…, 그렇게까지 내 생각을 하고, 또 나를 위할 줄 몰랐어."
"알면 됐어. 이미 끝난 일 감성팔이 하지 마, 진짜-! 내가 너 때문에, 으휴."
"아냐-, 진심이야. 처음엔 그랬어. 네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나를 계속 밀어낼 거라고. 그래서 너한테 다가가기 조금 두렵긴 했는데, 놀이공원도 같이 가주고 귀한 시간 쪼개가며 계속 내 소원 들어줬잖아. 내가 뭐라고…."





그러고 보니 그랬다. 내 인생에서, 김태형이 대체 뭐라고. 동기들과의 약속까지 깨가며 김태형의 터무니 없는 요구들을 들어주러 전국팔도를 쏘다니고, 영문모를 울적함을 느끼는 김태형을 위해 온갖 알랑방귀를 뀌어가며 그의 기분을 풀어주려 한 것도. 하물며 김태형 때문에 기숙사도 마다하고 자취방을 잡았다. 정말, 김태형이 뭐라고. 





인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그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은 이제 단순한 동정심이나 연민 따위로 치부될 게 아니었다. 때가 되면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감정을 무어라 지금 정의할 순 없었지만 아무튼 그랬다. 지금의 나는 또 아닌 척, 괜찮은 척 뻔뻔하게 행동할 게 뻔했지만 어쩌면 미래의 나는 조금 달라져 있을 수도 있잖아.





"…뭐, 아무튼 다음에 또 이런 말도 안 되는 소원 빌기만 해봐. 아주 그냥, 확-, 어?"





느닷없는 김태형의 진심 고백에 그런 훈훈한 분위기가 적응이 되지 않아 태연한 척 상황을 넘기려던 터였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흔히 여자아이들이 웃으면서 옆에 있는 상대방을 살짝 때리는 행위 따위를 하려던 것 같았다. 손을 뻗어 김태형을 치려 했으니까. 내 손이 그를 관통할 거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런데 왜 그렇게 생생하게 느껴진 건지. 김태형이 입고 있는 그 옷의 느낌이.





그에 놀란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김태형도 분명 그를 느꼈을 게 뻔했다. 두 눈을 크게 뜨고선 예상치 못한 일에 깜짝 놀라 미묘한 표정을 짓던 김태형은 쉽게 운을 떼질 못하며 당황스러워했다. 




"다시, 다시 쳐 봐."
"어-? 뭐?"
"다시 쳐보라고! 빨리!"




순간 제대로 상황 파악이 되질 않아 머뭇거리던 찰나 답지 않게 초조해하며 나를 재촉하는 그였다. 그런 김태형에게 미심쩍은 눈빛을 보내기도 잠시, 애써 떨리는 손을 겨우내 진정시켜가며 손가락을 뻗어 그의 등을 꾹 하고 눌렀다. 





그럼 그렇지. 아니나 다를까 보란 듯이 김태형의 몸을 관통하는 손가락에 좀체 의도를 모르겠는 한숨을 내쉰 나였다. 두 눈을 반짝이며 잔뜩 기대하고 있던 김태형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진 게 눈에 띄었다. 내가 그를 만질 수 있다는 건, 그가 환생을 했다는 말일 테니까. 





김태형은 인정할 수 없다며 계속해서 자신을 쳐보라고 얘기했고, 나는 있는 힘껏 그를 때리려 애썼지만 애석하게도 그에게선 어떠한 촉감도 느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울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함부로 위로할 수 없었다. 그만의 시간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그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곤 두 눈을 꼭 감았다.





대체 그건 뭐란 말이지. 나도 느꼈고, 김태형도 느꼈을 텐데. 그 찰나의 순간은 대체 뭐였을까.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이후로 줄곧 난 그 찰나의 순간을 잊지 못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굳이 김태형에게 티를 내진 않았지만, 그 진실을 파헤치려 수도 없이 고민하고 또 애썼다. 무어라 명확한 해답이 떠오르는 건 아니었으나 다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전에 고민했었던 김태형을 향한 내 마음을. 그렇게 티격태격하고, 또 서로 다투기도 했지만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왔다. 내 생각에 나는, 김태형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아. 이런 게 짝사랑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런 것 같아.




싸우다가 정들었다고, 그 말이 딱인 것 같았다. 아직 내 감정이 조금 헷갈리긴 한 상황이었지만 어쨌거나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 하지만 티를 내선 안 됐다. 김태형은 환생을 해야 하는 몸이잖아? 그리곤 제 소원을 이루기 바쁜 아이였으니까. 그런 아이에게 정을 품어선 안 되었다. 우리는 딱 이 선을 지켜야 해. 친한 친구 같은 사이. 서로 아무런 감정 없이 장난치고, 또 토라지면 풀어주는 그런 사이. 




그러나 그게 마음먹은 대로 쉽게 흘러가진 않았다. 일단 한 번 내가 김태형에게 마음을 품었다는 걸 자각하고 나니 곧이어 벌어진 행동들에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으니까. 평소엔 별 생각 없이 넘어갈 김태형의 사소한 말투, 행동, 눈빛 마저 모두 내 뜻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이게 되니까. 밀어내려 해도 내 일거수일투족을 뒤쫓는 김태형이라 그럴 겨를도 없었다. 그저 내 마음을 애써 부정하면서 살아가는 수밖에. 








-



그렇게 그와 마주한 지도 어연 반년이 흘렀다. 한창 쨍할 6월에 만나선 덜덜 추위에 떠는 12월까지 그와의 인연이 이어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겉으로 보기에 달라진 건 없었다. 그는 여전히 내 주위를 맴돌았고, 자꾸만 정신 사납게 구는 그의 모습에 늘 짜증을 내는 내 모습 또한 여전했다. 그는 여전히 환생하지 못했고, 나는 그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명목으로 그의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닐 뿐이었다.




나는 그랬다. 속이 썩어서 문드러질 것 같았으니까. 대체 왜 나는 이런 사람-, 아니, 사람도 아니지. 이런 악마에게 빠져버린 건지. 여태 별생각 없이 했던 모든 행동에 의미부여를 한다는 게 얼마나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짓인지 절실하게 느낀 터였다.







"너 진짜 악마 맞아?"





편의점에서 사 온 팝콘을 먹으며 집에서 여유롭게 영화를 보고 있던 터였다. 당연히 김태형도 함께였고. 왜냐하면 이것 또한 김태형의 소원 중 하나였으니까. 집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영화 보기. 비록 팝콘을 먹지도, 콜라를 마시지도 못했지만 그는 공중에 누워선 영화에 몰두했다. 문득 영화에 집중을 하다가 말고 내 앞에서 거슬리게 둥둥 떠다니는 그런 그의 모습이 어이가 없어 물었다. 정말 악마가 맞느냐고.





"그럼 뭐겠어. 아, 조용히 해. 나 영화 보고 있잖아."





…그래. 말을 말아야지. 내 물음은 애초에 안중에도 없다는 듯 빤히 노트북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는 김태형에 먹던 팝콘과 콜라 모두를 내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영화는 눈에 안 들어온 지 오래. 그저 눈이 감기던 터라 양치를 끝마치고 먼저 잠자리에 들려던 찰나였다. 





"아, 뭐야-. 삐졌어?"




억울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욕실로 들어서는 나를 졸졸 따라오는 그에 그런 거 아니니 신경 쓰지 말라고 단호히 말했다. 워낙에 걱정이 많은 그의 귀에 이 말이 곧이곧대로 들릴 리는 없겠지만. 신경 쓰지 마 → 너한테 화났어 → 빨리 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 -, 라고 제 나름의 기적의 3단 논리를 펼치고 있을 게 뻔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김태형이 애처롭게 닫힌 문밖에서 내 이름을 부를 이유가 없지.





"우리 솔직해지자. 너 사실 소원이고 뭐고, 환생이고 그런 거 다 거짓말이지?"




갑자기 문을 확 열어젖힌 내 행동 탓에 깜짝 놀랐는지 어깨를 움츠리는 그였다. 속사포처럼 뱉어낸 내 말에 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의문의 눈빛을 쏟아낸 그였으나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너랑 나랑 만난 지 반년이 지났고, 일주일에 한 번씩 네 소원을 들어줬으니 여태 수도 없이 이뤄줬네. 그런데도 환생은커녕 뭐 아무런 소식도 없잖아. 너, 그냥 사람 갖고 노는 게 취미인 거지? 넌 악마잖아. 아닌 척하면서 사람들을 갖고 노는 거. 나 잘 때 다른 사람한테 가서 또 똑같은 짓을 반복할지 누가 알겠어."
"그런 거 아냐."
"그렇다면 대체 왜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건데?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 내 사생활도 없고, 나만의 시간도 없고. 오롯이 내 감정을 느낄 겨를도 없어. 고개만 돌리면 바로 네가 있으니까."




반년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처음엔 귀찮게 달라붙는 김태형의 장단을 맞춰주길 몇 번, 어느덧 그의 장단에 보란 듯이 놀아나고 있는 나였으니까.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정의할 겨를도 없이 고개만 돌리면 정말 김태형이 옆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제 딴에는 그냥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이었겠지만, 또 거기에 의미부여를 하게 되고-. 그게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짓이었으니.





"…나부터 솔직해질게, 그럼. 나 이거 더는 못 하겠어. "




이제 와서 갑자기 왜 그러냐는 듯 서러운 눈빛을 쏟아내는 김태형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고개를 돌렸다. 그래, 뭐 내가 죽일 년이지. 주제넘게 환생하겠다는 열망에 가득 차오른, 사람도 아닌 것에 빠져버렸으니까.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는데, 그리고 이게 얼마나 어이없게 들릴지도 잘 아는데, 나 너 좋아하는 거 같아. 그래서 네가 빨리 환생해서 너만의 삶을 살았으면 하다가도 한편으로는 네가 환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떠날 거잖아, 나를."




그 이기적인 심보를 평생을 천진난만하게 살아왔을 그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다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면서도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나를 얼마나 이상한 아이로 볼까 싶어서. 그저 순수한 의도로 김태형의 환생을 도운 게 아니라, 나름의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었다는 말이잖아. 생각해보니 정말 답 없네, 나.




김태형의 손이 눈에 띄게 덜덜 떨리는 것이 보였다. 내 말이 그렇게 듣기 싫었는지-, 손까지 벌벌 떨어댈 건 또 뭐람. 괜한 미안함과 부끄러운 마음이 합쳐져 좀체 고개를 들지 못하는 나였다. 이건 뭐 대역죄인도 아니고, 어쩌다 이렇게까지 일이 꼬여버렸는지.




느닷없이 손을 뻗어 내 얼굴 앞에 가져다 댄 그였다. 여전히 손을 덜덜 떨면서 말이다. 내가 정말 마음에 안 들어서 안면 근육이라도 강타하려는 것일까, 생각했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질 수 있을 리 없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한 대 맞아도 할 말은 없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김태형의 손가락이 내 볼에 맞닿았다. 너무나 포근했다. 그간 김태형이 환생한다면, 그 아이의 손은 차가울까, 아니면 따뜻할까 따위를 두고선 한참을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그럴 겨를도 없이 너무나-, 따스했다. 




"뭐야? 너-,"
"."
"너, 환생 한 거야?"




말을 끝마치자마자 내게로 안겨 오는 김태형에 당황한 나는 바보처럼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었다. 내게 안긴 김태형을 쓰다듬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말이다. 진짜 꿈일까 싶었다. 맨 처음 김태형과 내가 만났던 그 순간처럼. 한참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내게 안겨있는 김태형에게 나도 겨우내 용기를 내어 그의 등을 쓰다듬었다. 이건 진짜였다.





"이거 꿈 아닌 거 맞지?"
"응. 네 손, 잡을 수 있잖아."
"그럼-, 너도 나 좋아하는 거. 맞지?"




내 품에서 비집고 나와선 내 어깨를 맞잡은 김태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해맑게 답했다. 응. 나도, 너 좋아해. 




그 후로 서로 질세라 눈물을 흘려댔다. 처음엔 한두 방울 흘리던 것이 이내 세상이 떠나가라 울음바다가 되었으니, 그 모습이 얼마나 처량한지는 낯부끄러워 회상하라고 해도 한사코 거절할 테다. 





"왜 그간 말 안 했어? 너와 내가 진심이 통하면, 그제야 너를 느낄 수 있다는 거."
"네가 의식할까 봐. 만져야 한다는 그런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건 네 진심이 아니잖아."




김태형의 말론 그랬다. 어쩌다 날 좋아하게 되었고,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모습으로 내게 고백하고 싶었다고. 그랬기에 평생 늙어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그 선택받은 악마의 길을 마다하고선 나와 함께하는 삶을 선택했던 것이라고. 불과 몇 달 전이었다면 그 모든 게 말도 안 되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 여기며 코웃음 쳤겠지만, 누군가 내게 미쳤다고 손가락질해도 이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다려 줘서 고마워. 그리고, 날 좋아해 줘서 고마워."





내 환생의 이유는, 너였으니까.















-



"너, 만약에 내가 너 안 좋아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십 년이고 백 년이고 미친 듯이 따라다닐 생각이었냐?"
"…네가 싫다고 하면, 그때는 떠났겠지. 그래도 이렇게 네가 나 좋아하게 됐잖아."
"와, 그거 되게 재수 없게 들리는 거 알지."
"네가 그랬잖아. 원래 잘생긴 애들이 얼굴값 하는 거라고."
"하-, 됐고. 약속은 지켜야지. 이번 주 내 소원, 뭔지 알지?"




/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진짜!!!! 번지점프 죽어버려!!!"





태형아, 미안! 난 네가 그렇게 빨리 떨어질 줄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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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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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 태형이 결국 환생했네요ㅠㅠ 눈물...ㅠㅠ 작가님 이번편도 정말 잘 읽고가요ㅠㅠ 마지막ㅋㅋㅋㅋ 번지점픜ㅋㅋㅋㅋㅋ 쌤통ㅋㅋㅋㅋ 작가님 항상 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6년 전
독자2
카리야
아 세상에 진짜 심각하게 재밌어요 태형이 환생해서 다행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 미지막 번지점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대박이었습니다 진짜 잘 읽었어요 감사해요♡

6년 전
독자3
햄버거입니다 우와 진심이 통해서 환생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마지막이 너무 좋은 결말이라서 좋아요 태형이가 너무 좋ㅇ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4
탐탐이에요 !!!!!저 진짜 현상에 치여서 댓글도 맨날 못들고 작품들만 겨우겨우 보고그랬는데 오늘 드디어 댓글 다네여!!!!작가님 글 너무 좋아요 홓호호홓 제가 맘에드는 결말입니다♡♡
6년 전
독자5
[막냉꾹]
태형이가 환생하려면 여주가 태형이를 좋아해야 하는 것이었군요 다행이네요 만약 태형이가 여주를 좋아하지 않고 환생 방법이 다른 거였으면 둘이 어색했을텐데 말이죠

6년 전
독자6
새싹이입니다!!태형이가 환생해서 다행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마지막 번지점프는ㅋㅋㅋㅋㅋㅋㅋㅋ둘이 이어진게 너무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7
마지막 태태 너무 카와이ㅜㅜㅠㅠㅠㅠ 작가님 글 잘 읽었어요 행복한 기운만 받아갔어요 감사해요 ❣️
6년 전
독자8
몬모니
아ㅠㅠㅠ너무 예쁘다 태형앜ㅋㅋㅋㅋㅋ귀여웤ㅌ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

6년 전
독자9
개나리에요 태형이가 환생했네요!! 다행이다 진심이 통해서 환생했다니!! 너무 로맨틱해서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번지점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쾌한 커플이네요 이제 둘이 행복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네요 ♥
6년 전
독자10
민슈가천재짱짱맨뿡뿡 이에여
ㅋㅋㅋㅋㅋ마지막ㅋㅋㅋㅋㅋㅋㅋ 번지점픜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유쾌하게 끝나서 좋아욬ㅋㅋㅋ 내 환생의 이유는 너였으니까라는 말이 너무 예뻐요 ㅠㅠㅠㅠ
반년동안 여주 고생했으니 이제 태형니 차례네요ㅎㅎㅎㅎㅎㅎㅎ 둘이 너무 귀여워욯ㅎㅎㅎㅎ 하는 말들도 예쁘곻ㅎㅎㅎㅎ
좋은 글 잘 읽었어요!

6년 전
독자11
나로입니다 와대박 ..!!! 짜왕새로운소재에다가 끝날때까지너무 재밌고 귀엽고 ㅠㅠ 다합니다 그동안 서로맘고생한게안타깝지만 이제환생했으니 잘먹고잘사아랏 !!
6년 전
독자12
데이지입니다!! 우리 태형잌ㅋㅋㅋㅋㅋㅋㅋㅋ 환생하고 번지점프라닠ㅋㅋㅋㅋㅋㅋㅋ 되로 주고 되로 받네옄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아가들 잘 사귀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구ㅠㅠㅜㅜㅠㅠ 예쁘게 사귀어라ㅜㅜㅠㅠ
6년 전
독자13
슙슙해입니다!!!!!! 마지막 태형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번지점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쾌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잘 봤습니당❤
6년 전
독자14
10041230

서로 진심이 통한다는 거 너무 멋진 거 같아요ㅠㅠㅠㅠㅠ 만져야 한다는 거 때문에 일부러 말 안한 태형이도 그렇고ㅠㅠㅠㅠㅠㅠ 엔딩도 딱 좋게 끝났고 재미있어요٩( 'ω' )و

6년 전
독자15
아작가님ㅋㅋㅋㅋㅋㅋ진짜마지막 대반전 너ㅜㅅ겨요 ㅠㅠㅠ이번작품 뭔가 찡했는데 역시 로코!! 여주가 너무 불쌍했는데 다행이도 진심이 통했네요!!ㅠ 너무 재밌었습니다! 월요병 치유됐오요 ~~~!
6년 전
독자16
노츄껌뜌 입니당ㅎㅎ 글에서 뭔가 로망틱님 느낌인데 새로움?? 신선한거가타요ㅎㅎㅎ로코라 그런가 장르도 새롭고..좋아요
6년 전
독자17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행복한 도래몽이였숩니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18
태형이가 결국 환생성공했네요 ㅠㅠㅠ 근데 마지막에 번지점프 장면 넘웃겨욬ㅋㅋㅋㅋ
6년 전
독자19
윤기야입니다 태형이 환생은 서로의 마음이었네요 ㅠㅠ 태형이 환생할 때 마음이 뭔가 찡해서 감동 받았네요 근데 마지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태형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번지점프 여주가 복수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20
환생의이유가되게로맨틱하네용너무잘읽고가요ㅠㅠㅠ좋아한다고고백하자마자환생하는부분보고너무좋아서현실소리지를뻔했어요ㅠㅠ달달하고귀여운내용이네요♡♡재밌게읽었고그렇다고또마냥가볍기만한글이아니라서너무좋았어요!좋은글쓰시느라수고많이하셨어요!잘읽고갑니다~~
6년 전
독자21
벌스에요!!
마지막 뭐에옄ㅋㅋㅋㅋㅋㅋㅋ 태형이 구ㅏ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 태형이가 환생한게 결국 여주 때문이었네요......ㅎㅎ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6년 전
비회원171.160
ㅠㅜㅜㅠㅡㅜ 너무나 행복합니다... 해피엔딩 만세에!!!!!!♡ 잘보고 가요♡
6년 전
독자22
벽성입니다
ㅋㅋㅋㅋㅋㄱㅋㄱ아 마지막소원ㅋㅋㅋㅋㅋ번지점프ㅋㅋㅋㅋㅋ아 재밌었어요ㅋ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23
태형이 환생해서 다행입니다ㅠㅠㅠㅠㅠ태형이가 얼굴 만지는 장면 너무 감동스러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82.173
허유ㅜㅜㅠ 둘다너무ㅜ귀여워요ㅠㅜ 글고 전 재산을 잃은 사람처럼ㅋㅋㅋ 비유 정말bb 잘 보고가요유ㅜ
6년 전
독자25
메리뮤입니다!

아 진짜 로코 제대로 다 징짜ㅠㅠㅠㅠㅠㅠㅠ 아 태형이 손이 여주 볼에 콕 닿였을 때 진짜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요ㅠㅠㅠㅠ 아 그리고 태형이 너무 사랑스럽게 나와서 너무 좋아요... 진짜 우리 사랑둥이ㅠㅠㅠㅠ 작가님... 제가 많이 사랑합니다 진짜.... 너무 잘 봤어요ㅠㅠㅠ 감사합니디ㅠㅠㅠ

6년 전
비회원49.30
으앙ㅇ 달달 터지네요 ㅠㅁㅠ... 태태가 환생을 하려면 여주랑 마음이 통해야하는..! 그래서 그 때 잠깐 만져졌던 거구나ㅠㅠㅠㅜㅜ... 넘나 좋은 것 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125.116
정꾸쿠키에요! 아ㅠㅠㅠㅠ작가님ㅜㅜ너무재밌러ㅠㅜ해피엔딩ㅜㅜㅜ너무좋아여ㅠㅠ환생했구나ㅜ번지점프뛰는것도웃기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가님 글 너무 잘 읽었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26
드디어 환생했다니ㅠㅠㅠ너무좋다ㅠㅠㅠㅠ여주랑 오래오래 행복해라ㅠㅠㅠ진짜 재밌었어요♡
6년 전
독자27
봄감자에요! 태형이가 무사히 환생을 했네요ㅜㅠㅠ 작가님 로코도 잘 쓰시고ㅠㅠㅠㅠㅠ마지막은ㅋㅋㅋㅋㅋㅋ끝까지 재미가ㅋㅋㅋ잘 봤습니다!
6년 전
독자28
와우
환생한 이유가 너라는 말 갱쟝히 스윗하네요 홀홀

6년 전
독자29
핫초코
헐...환생이유가 그거였댜니ㅠㅠㅠ 환생할 수 있는 방법 알면서도 일부러 말 안하고ㅠㅠㅠㅠ 마음이가 아프지만 번지는 진짜 ㅌ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30
역시 예상했너요 서로 좋아하면 환생하는걸로 으햐해해해해해해햏 좋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좋어요ㅠㅠㅠㅠㅠ 진짜 둘 다 고생했네 근데 마지막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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